
"사제님들 보면 사순절이다, 금육일이다 해서 단식하거나 고기 못 먹거나 하잖아요."
"하하, 그건 저희 성기사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용사 형제님."
"엥? 왜요? 성기사도 교단 소속 아니에요?"
"생존의 문제죠. 사제 형제자매님들이랑 달리 저희들은 무거운 갑옷에 망치에 방패까지 들고 다니는데, 밥을 굶거나 가려서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아하, 생각해보니 당연한 거였네요."
"뭐, 그래도 가급적이면 저희도 지켜보려고 하는 편이기는 합니다. 그 외에도 임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규율은 꼭 지키죠."
"어떤 규율이 있나요?"
"음, 대표적으로 교단에서 빚은 와인을 마실 때는 벌꿀술이나 맥주, 보드카 등 다른 술을 곁들여서는 안 됩니다."
"왜요?"
"왜냐뇨. 그 망할 음료들을 포도 한송이 한송이 소중하게 기르고 정성을 다해 담근 소중한 와인이랑 같이 먹어서 맛 망쳐대는 건 여신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으니까죠."
"..."
"여신님께서 이런 규율은 참 잘 만드신 것 같습니다. 벌꿀술이랑 보드카가 어찌 술입니까? 북부에 사는 분들이 가끔은 이해가 안 된단 말이죠."
"...그것들도 나름 맛있,"
"형제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